Second [G] Round


산복도로의 생활양식을 유지 및 강화하는 경사지 주거환경 개선

도시 인프라인 고가도로의 개발논리의 전환과 그 다음으로서의 고가도로 제안

박정우 Park Jung Woo

Studio 3 


오늘날의 주거지 개발은 경제적 시장 논리에 기반한 대규모 재개발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지역이 축적해 온 고유한 장소성과 생활양식을 지우고 보편적이고 획일화된 도시환경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개발 이후 외부와의 경계를 형성하는 폐쇄적인 주거 단지는 도시 공간을 점령하여 출입을 통제하여 도시를 ‘성곽 도시’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도시 발전의 흐름 속에서 본 프로젝트는 획일화된 도시 환경에 대한 대안으로서 산복도로 경사주거지가 가진 가능성에 주목한다. 부산의 산복도로는 일제강점기의 개항과 한국전쟁 이후 급격한 인구

유입으로 형성된 주거지로, 현재 대부분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지정되어 있다. 과도한 밀도와 경사지라는 물리적 조건은 열악한 주거환경을 만들어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복도로 주민들은 경사를 극복하기 위한 계단과 골목을 단순한 이동 공간이 아닌 생활의 일부로 활용하며, 개인의 영역을 확장하고 이웃과 우연히 마주치는 공동의 공간으로 만들어왔다.

또한 옥상과 같은 사적공간을 타인을 위해 지나가는 길로서 내어주기도 하며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서로 공유되는 이러한 삶의 방식을 산복도로 만의 생활양식으로서 바라보고 이를 강화하여 앞으로의 성곽도시 속의 대안으로서 본 프로젝트를 제안하고자 한다.


본 프로젝트의 대상지는 이러한 산복도로의 흐름 속에서 과거 차량 중심의 도시 인프라인 고가도로와 맞닿아 있다. 해당 고가도로는 망양로 개통 이후 책방골목과 부평시장 등 하부 도심과의 연결을 위해 조성된 기반시설로, 도시적 이동 효율을 우선한 개발 과정에서 기존 주거지와 주민들의 삶은 고려되지 않은 채 형성되었다. 

그 결과 고가는 기존 필지와 건축물을 케이크처럼 잘라내며 만들어졌다. 소수의 사람들이 고가하부를 계단과 같이 공용공간화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거환경을 침해하는 요소로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고가도로를 단순히 제거해야 할 도시의 장애물이 아닌,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도시 공간으로 재해석한다. 차량 중심의 이동을 위한 도시 인프라에서 벗어나, 경사지의 단차를 극복하고 사람과 사람,

산복도로와 도시를 연결하는 생활 인프라로 관점을 달리하여 전환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고가도로는 더 이상 도시를 가르는 구조물이 아닌, 보행·커뮤니티·공공활동을 담는 선형 광장으로서 새로운

산복도로의 ‘공공의 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