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UMEN - Inner Lantern


복합문화시설



바쁘게 움직이는 지상의 현대 도시 속에서 'DE-LUMEN'은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지하의 감성적 휴식 공간을 제안한다. 지상의 분주함과 대비되는 정적이고 미니멀한 공간을 구현하여 방문객이 복잡한 일상을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어둠 속을 밝히는 은은한 등불처럼, 지하 공간 전체가 하나의 상징적인 '등불'이 되어 빛과 그림자의 조화를 통해 시각적·감각적 안식처를 제공한다. Fast Culture에 지친 현대인에게 천천히 흐르는 시간의 미학을 전하는 실내 공간 프로젝트이다.

이현정 Lee Hyun Jung

Studio Interior


현대 도시 공간은 효율성과 속도를 최우선으로 추구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끊임없이 이동하고 소비하는 지상 공간의 속도감은 현대인에게 편안한 휴식 대신 무의식적인 피로감을 유발한다. 본 프로젝트는 이러한 지상의 번잡함에 반하여, 지하라는 특수한 공간성을 활용해 '시간이 느리게 가는 미학'을 경험할 수 있는 건축적 안식처를 제안한다. 지하는 외부 환경과 차단되고 빛이 제한적인 특성을 가진다. 본 설계는 이를 감추어야 할 단점이 아닌, 외부의 소음과 속도로부터 완벽히 격리되는 장점으로 재해석하는 데서 출발했다. 여기서 '등불(Lantern)'이라는 키워드는 단순한 조명 오브제에 머무르지 않고 어두운 지하 공간 전체가 스스로 은은한 빛을 발하며 방문객의 내면을 밝혀주는 상징적인 공간 매체로 확장된다.


공간의 디자인 언어는 현대적이고 미니멀한 감성을 바탕으로 구성된다. 절제된 선과 면의 정리를 통해 시각적 군더더기를 최소화하였으며 메탈릭한 스테인리스 스틸과 은빛 질감, 그리고 콘크리트 등의 재료를 조합하여 차분하면서도 깊이 있는 감도를 연출했다. 지상의 분주한 흐름이 지하로 내려오면서 자연스럽게 감쇄되는 시공간의 전이 동선 또한 세심하게 기획되었다. 지하 입구에서부터 내부 깊숙이 들어서기까지 빛의 광량, 재료의 표면 질감, 공간의 잔향을 단계적으로 조율하여, 방문객이 걸음을 옮길수록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고 스스로의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한다.


공간 내부에서 빛은 강하게 노출되는 대신 간접 조명과 벽면 뒤편에서 은은하게 번져 나오는 방식으로 연출된다. 이를 통해 특정 조명 기구가 아닌 공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Lantern으로 느껴지도록 유도했다. 차가운 성질을 지닌 스테인리스와 콘크리트는 빛을 부드럽게 흡수하고 반사하며, 빛과 그림자의 섬세한 대비를 통해 공간에 깊이감과 정적을 더한다. 관람객은 빛이 머무는 자리를 따라 이동하며 멈춰 섬과 비움의 미학을 경험하게 된다.


DE-LUMEN은 도시의 지하 공간을 재해석하여 지상의 빠른 템포와 대조되는 느림의 가치를 전달한다. 단순히 가시적인 미를 전달하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방문객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과 깊이 있게 대화할 수 있는 감각적 회복 공간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