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과 도착 사이
: 너에게서 나에게로
설계 개요
본 설계는 부산과 단절된 부산항 1부두를 다시 부산, 그리고 부산 시민과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부산항은 1898년 확장공사를 시작으로 1912년 경부선과 연결되며 완공되었다. 이후 약 115년 동안 일제강점기, 해방기, 한국전쟁, 산업화를 거치며 시대마다 역할과 형태가 변화하였다. 초기에는 철도와 철골 상옥을 중심으로 일본과의 교류를 담당했고, 해방 이후에는 연합군 상륙과 구호물자 하역의 거점이 되었다. 이후 1970년대에는 새로운 창고와 어시장이 조성되고 국제여객부두가 들어서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이처럼 1부두는 시대에 따라 공간과 기능이 변화해 왔다.
그러나 1부두를 부산답게 만든 것은 시설뿐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간 사람들이었다.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만난 장소, 누군가에게는 이별의 장소였으며, 노동과 생계의 터전이자 전쟁의 기억이 남은 공간이었다. 이러한 개인들의 기억 역시 1부두의 중요한 자산이다.
본 프로젝트는 이러한 정체성을 부두 창고라는 유형적 가치, 사람들의 기억이라는 무형적 가치, 과거가 축적된 땅의 지층이라는 세 요소로 해석하고, 이를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구성하여 단절된 1부두를 다시 부산과 연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담아내기, 드러내기, 재현하기의 세 가지 설계 전략을 제안한다. 감정을 담아내는 감정박물관, 과거를 드러내는 1부두 박물관, 장소를 재현하는 기차역과 둘레공원이 그것이다. 이 공간들은 기차라는 상징적 매개체로 연결되며, 둘레부두를 따라 이어지는 기찻길과 공원은 초기 1부두의 흔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이 시퀀스를 통해 시민들은 1부두를 이해하고 다시 연결하게 된다.
감정박물관
감정박물관은 1부두를 살아간 사람들의 감정을 공간으로 담아낸다. 환희, 위압, 애환, 상실의 네 공간은 각각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 거대한 항만 시스템, 기다림과 삶의 기억, 사라진 장소와의 마주침을 표현한다. 상실 공간은 현재 1부두의 현실을 상징하며, 중앙 아트리움의 수공간은 긴 시간의 흐름과 단절을 공간적으로 드러낸다.
1부두 박물관
1부두 박물관은 땅속에 축적된 팔림프세스트를 보여주는 고고학 박물관이다. 감정박물관의 경험은 관람자가 1부두의 물리적 역사를 더욱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다. 발굴 유적은 데크를 통해 가까이 관람하도록 계획하고, 부산 곳곳에 남아 있는 1부두 관련 자료는 수장고형 전시와 보존·연구 공간으로 구성하였다. 또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과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기차역
기차역은 초기 철골 상옥의 형태를 재해석하고 바다를 향한 입면은 현대적으로 구성하여 과거와 현재를 함께 표현한다. 기차는 프로젝트 전체의 서사를 연결하는 매개체이며, 기차역은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여정의 종착점이자 새로운 시작점이 된다. 내부에는 F&B, 상업시설, 지역주민 전시공간을 배치하여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복합공간으로 계획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