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 쉼 사이


본 프로젝트는 홈플러스 센텀시티점의 폐점 이후, 누구나 일상적으로 드나들던 대형 상업시설의 자리가 또다시 고층 포디움형 개발로 채워지는 것이 과연 도시를 위한 변화인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마트가 지녔던 접근성과 공공성이 일부 이용자에게 집중되는 건물로 대체되는 대신, 이 부지를 시민에게 돌려주는 열린 교회를 제안한다. 교회 매스를 대예배당·사역·교육의 세 동으로 나누고, 중심에 지하 4m의 선큰정원을 두어 소음과 시선을 완충했다. 분동 사이의 길과 마당은 종교의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걷고 쉬며 머무는 도심의 안식처가 된다.


박수성 Park Su Seong

Studio 2 


센텀시티의 홈플러스 부지는 대형 상업시설이 사라질 경우, 주변의 재개발 사례처럼 또 하나의 고층 포디움과 초고층 건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큰 장소다. 본 프로젝트는 이러한 개발 방식이 과연 센텀시티에 필요한 유일한 답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 마트가 지녔던 일상적 접근성과 공공성이 사라진 자리를 일부 이용자만을 위한 건물이 독점하는 대신, 도시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공공의 장소로 전환하고자 했다. 그 대안으로 예배만을 위한 닫힌 종교시설이 아니라, 신앙의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방문하고 쉬며 머무를 수 있는 ‘열린 교회’를 제안한다.

기존의 대형교회는 하나의 거대한 매스와 강한 상징성을 통해 도시 안에서 위압감과 경계를 만들어 왔다. 본 계획은 이러한 단일 매스를 대예배당동, 사역동, 교육동의 세 건물로 분절하여 주변 도시의 스케일에 대응한다. 분동된 건물 사이의 틈은 단순한 이격 공간이 아니라 길과 마당, 시선이 통과하는 열린 공간이 된다. 각 건물은 독립적인 기능을 가지면서도 중앙의 선큰정원을 중심으로 연결되며, 교회의 중심을 건축물이 아닌 비워진 외부 공간에 두었다.

지면에서 4m 내려간 선큰정원은 이 프로젝트의 핵심 공간이다. 도로보다 낮아진 레벨은 차량 소음과 복잡한 도시의 시선을 완충하고, 나무와 그늘, 벤치와 앉음벽이 배치된 차분한 휴식 공간을 만든다. 이용자는 계단과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내려오며, 선큰 내부에서 대예배당동·사역동·교육동의 주출입구로 접근한다. 바닥의 보행축과 조경은 십자가의 형상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길과 공간의 질서를 통해 은유한다. 교회 내부로 들어가지 않는 사람도 선큰을 지나거나 머물 수 있도록 하여, 종교시설과 도시 사이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중간 영역을 만들었다. 이 공간은 예배 전후에만 작동하는 부속 마당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도시민의 휴식과 만남을 수용하는 독립적인 공공 공간으로 계획되었다.

대예배당동은 약 3,500석 규모의 예배 공간으로, 세 동 가운데 가장 무게감 있는 솔리드 매스로 계획했다. 절제된 외피와 내부로 집중되는 빛을 통해 과도한 기념비성보다는 밤에 은은히 빛나는 등불 같은 존재를 지향한다. 사역동은 행정·미디어·음악·청년·소그룹 프로그램을 수용하고, 교육동은 영유아부터 성인까지의 교육과 돌봄 기능을 담는다. 두 건물은 보이드와 깊이 있는 입면을 통해 내부의 활동이 외부에 간접적으로 드러나도록 하여, 예배 중심의 단일 기능을 배움과 교류, 돌봄의 일상으로 확장한다.

이 프로젝트에서 교회의 상징성은 크기나 높이, 거대한 형태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거대한 덩어리를 나누고, 중심을 비우며, 도시의 가장 좋은 자리를 시민에게 내어주는 태도 자체가 새로운 상징이 된다. 예배와 쉼, 성도와 시민, 건축과 도시 사이의 경계를 낮춤으로써 교회가 특정 집단만을 위한 장소를 넘어 지역의 마당이자 도심 속 조용한 안식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