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SHIP-조선소의 기억을 해양 R&D플랫폼으로 전환하다
부산 영도는 조선과 수리조선 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지역이며, 깡깡이마을 일대의 조선소는 지역의 산업적 정체성과 생활의 기억을 담고 있다. 그러나 산업구조의 변화로 일부 조선소가 기능을 상실하면서, 해안의 넓은 산업부지는 도시와 바다를 단절시키는 유휴공간으로 남게 되었다.
본 계획은 이러한 조선소 부지를 철거와 대체의 방식으로 개발하기보다, 기존 산업공간의 구조와 장소성을 보존하면서 미래 해양산업을 수용하는 연구 중심 지식산업센터로 전환하는 데 목적이 있다. 과거 선박을 제작하고 수리하던 생산의 장소를 해양 무인체와 해양기술을 연구하고 실험하는 공간으로 재해석하였다.
저층부에는 지역주민과 방문객이 이용할 수 있는 전시공간, 라운지, 카페, 커뮤니티 공간을 배치하고 해안 보행데크와 연결하였다. 이를 통해 폐쇄적이었던 조선소 부지를 도시와 수변을 잇는 공공적 통로로 전환하였다. 연구동 저층부에는 ROV와 USV 등 해양 무인체의 조립·정비 공간, 실내 진수장, 수조 실험실, 세척 및 탈의시설을 배치하였다. 또한 외부 슬립웨이를 통해 장비가 실내에서 바다까지 직접 이동할 수 있도록 하여 연구, 제작, 정비, 실험, 진수가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계획하였다.
상층부에는 연구실, 시뮬레이션실, VR 실험실, 회의실, 오픈 코워킹 공간을 구성하였다. 중앙 아트리움과 공용공간은 각 프로그램을 연결하며 연구자와 기업 간의 자연스러운 교류를 유도한다. 건축은 연구·실험, 업무·협업, 공공·지원 기능을 세 개의 매스로 나누고, 주변 도시조직과 해안 경관에 대응하도록 높이를 단계적으로 조절하였다.
입면은 기존 산업시설의 거친 구조체와 유리 및 반투명 재료를 대비시켜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도록 하였다. 내부의 빛과 움직임이 외부에 은은하게 드러나는 반투명 외피는 폐쇄적인 산업시설에 개방성을 부여하고, 야간에는 해안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기능한다.
이 프로젝트는 유휴 조선소의 산업적 기억을 지우지 않고 새로운 해양산업의 기반으로 이어가는 재생 전략이다. 연 구개발부터 실증까지 통합된 해양 R&D 플랫폼을 구축하고, 공공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에 개방함으로써 깡깡이마을과 영도 해안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