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Buffer : Re-Schooling
산업화와 근대화의 중심이었던 부산은 오늘날 출산율 감소와 청년층 유출로 인한 인구 감소, 그리고 전국에서 가장 빠른 수준의 고령화를 동시에 겪고 있다. 도시 곳곳에는 학교와 같은 공공 인프라가 기능을 잃은 채 남겨지고 있으며, 초고령사회는 기존 도시 시스템이 해결하지 못하는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 대표적인 현상이 '사회적 입원'이다. 의료적으로는 퇴원이 가능하지만 지역사회에서 돌봄을 받을 환경이 부족해 병원에 머무르는 현상은 병원을 치료 공간을 넘어 생활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이는 병상 부족과 의료자원의 비효율뿐 아니라 노인의 삶의 질 저하로도 이어진다. 따라서 치료 이후의 회복과 예방, 그리고 일상적인 건강관리는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필요하다.
본 프로젝트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2025년 폐교된 부산진구 주원초등학교를 생활 기반 돌봄 인프라로 재구성한다. 부산백병원과 인접한 입지를 활용하여 전문 의료와 지역사회의 일상적 돌봄을 연결하고, 과거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이었던 학교를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새로운 공공 플랫폼으로 전환하고자 하였다.
설계는 기존 학교의 구조를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담을 수 있도록 공간을 재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획일적인 교실과 복도 중심의 구조를 개방하여 시선과 동선을 연결하고, 교실 사이의 경계를 완화해 다양한 마주침과 커뮤니티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또한 중정과 테라스 등 외부 공간을 적극 도입하여 회복과 휴식, 교류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치유 환경을 제안하였다.
주요 프로그램은 리커버리룸, 건강 상담 공간, 건강 관리 공간,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구성하였다. 이는 병원의 전문 치료를 대체하는 시설이 아니라 치료 이후의 삶을 지역사회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생활 기반 돌봄 시스템이다. 더 나아가 주민, 의료기관, 지자체가 함께 사용하는 공공 플랫폼으로 계획하여 병원과 지역사회가 상호 보완하는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였다.
'Social Buffer : ReSchooling'은 학교를 단순히 다른 용도로 재활용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교육을 위해 존재했던 학교를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공공 인프라로 다시 학습시키는 과정이며, 병원과 지역사회, 치료와 일상, 그리고 세대와 공동체 사이를 연결하는 사회적 완충 공간(Social Buffer)을 제안하는 프로젝트이다. 본 작품은 축소도시와 초고령사회라는 시대적 변화 속에서 기존 공공건축이 새로운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