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건축 (解體建築)

건축환경연구소


우리는 오랫동안 건축을 ‘짓는 행위’로 정의해 왔다.
그러나 수명을 다한 건물과 비어가는 구축 아파트, 철거를 기다리는 콘크리트는 묻는다.
건축은 어떻게 끝나야 하는가.
이 프로젝트는 건물의 마지막 순간을 건축의 영역으로 가져온다.
폭파와 폐기가 아닌, 시간을 들여 자연으로 돌아가고 자원을 순환시키는 해체를 설계한다.
건축은 완공과 동시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는 순간까지 설계되어야 한다. ‘짓는 건축’에서 ‘사라지는 건축’으로.
건축환경연구소는 그 전환을 연구하는 공간이다. 

최은서 Choi Eun Seo

Studio 2 


현대의 도시는 끊임없이 건설되고, 그만큼 빠르게 철거된다.
특히 수명을 다한 구축 아파트와 노후 건축물은
새로운 개발을 위해 짧은 시간 안에 해체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양의 콘크리트와 산업 폐기물은 대부분
새로운 순환의 과정으로 연결되지 못한다.


건축은 오랫동안 더 효율적으로, 더 빠르게, 더 많이 짓는 방법을 발전시켜 왔지만,
건축물이 수명을 다한 이후 어떻게 사라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연구하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는 이러한 문제에서 출발한다.
건축의 완공을 생애의 끝이 아닌 하나의 과정으로 바라보고,
건축물의 마지막 순간을 설계의 대상으로 가져온다.
질문은 ‘건물을 어떻게 철거할 것인가’가 아니다.
‘건축물이 어떻게 자연과 다시 연결될 수 있는가’,
‘건축 자재와 폐기물이 어떻게 새로운 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건축환경연구소는 이러한 전환을 연구하기 위한 실험적 연구시설이다.
연구소에서는 이끼와 미세조류를 비롯한 생물학적 시스템을 활용하여
콘크리트와 산업 부산물의 변화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끼는 콘크리트 표면에 정착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재료의 상태를 변화시키며,
미세조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바이오매스를 생산한다.
이러한 생물학적 과정은 건축물을 단순히 철거하고 폐기하는 대신,
시간에 따라 변화하고 분해되며 새로운 자원으로 전환되는 대상으로 바라보게 한다.


건축환경연구소의 공간은 이러한 연구와 실험을 수용하도록 구성된다.
높은 에너지와 정밀한 환경 제어가 필요한 실험 공간과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연구·업무 공간을 분리하고,
두 영역 사이에는 생물학적 시스템과 환경 데이터를 관찰하고 공유하는 공간을 배치한다.
건축은 고정된 완성품이 아니라, 에너지와 물질, 생물과 시간이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이 프로젝트가 제안하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건물이 아니다.
오히려 건축의 시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다.
건축은 완공되는 순간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되고 변화하고 해체되어 자연과 자원의 순환으로 돌아가는 전 과정 속에서 완성된다.
따라서 건축은 ‘어떻게 지을 것인가’뿐만 아니라 ‘어떻게 사라질 것인가’까지 설계해야 한다.
건축환경연구소는 그 마지막 순간을 연구하며,
짓는 건축에서 사라지는 건축으로의 전환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