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틈, 산의 시간



오늘날의 정보는 더 이상 도서관 안에서만 발견되지 않는다. 검색과 요약은 이미 책장을 넘기는 시간보다 빠르고, 지식은 물리적 공간을 거치지 않아도 손쉽게 도달한다. 그렇다면 도서관은 더 많은 정보를 담기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정보가 생각으로 바뀌는 시간을 붙잡기 위해 존재하는가?

최지원 Choi Ji Won

Studio 2 


본 계획은 남산도서관을 ‘자료를 보관하는 장소’에서 ‘사유가 천천히 형성되는 공간 장치’로 다시 읽는다. 여기서 사유는 추상적인 개념이나 별도의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것은 외부의 빛과 소음, 남산의 경사와 조망, 책의 밀도, 신체의 이동이 여러 겹의 공간을 통과하며 느려지는 과정이다.


 기존 남산도서관은 수평 슬라브, 붉은 벽돌, 반복적인 입면, 주계단, 발코니, 옥상정원이라는 분명한 건축적 질서를 가지고 있다. 본 계획은 이 질서를 지우지 않는다. 오히려 그사이를 비우고, 벌리고, 덧입히며 새로운 사유의 두께를 만든다. 기존의 열람 중심 구조 속에 수직 보이드를 삽입하고, 외부와 열람공간 사이에는 발코니를 둔다. 이 중간 영역들은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읽기 전의 머무름, 읽는 중의 전환, 읽은 후의 침잠을 받아들이는 공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