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축 71주년
결의 직조 : 틈을 꿰매어 내일을 잇다.
도시는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마모되고 호흡하며 변화하는 하나의 거대한 ‘옷감(Fabric)’입니다.
그동안 건축이 대지 위에서 고유한 미학을 드러내는 독립된 ‘장식’으로서 존재해 왔다면,
이제 우리는 도시의 닳아버린 결을 잇고 구멍 난 일상을 메우는 ‘입체적 수선’의 관점으로 대지에 다가갑니다.
이번 전시는 ‘도시 조직의 회복과 입체적 연결성’에 주목합니다.
우리는 방치된 대지와 단절된 공간을 단순한 물리적 낙후가 아닌 치유가 필요한 ‘도시의 상처’로 규정합니다.
건축적 실을 통해 이 상처를 정교하게 꿰매는 과정에서 신축과 증축, 비움과 채움의 경계는 유연하게 해체됩니다.
이로써 건축은 고립된 매스를 넘어, 주변 도시 조직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흐름을 생성하는 능동적인 ‘인터페이스(Interface)’로 거듭납니다.
낡고 소외된 공간 사이에 새로운 기능과 활력을 불어넣는 ‘비움의 채움(VOID-FILL)’은 이러한 수선 작업이 물리적인 건물의 형태에 매몰되기보다,
비워진 틈이 만들어낼 공공성의 가치에 집중함으로써 도시의 밀도를 재조정하고 흩어져 있던 시민의 삶을 다시금 단단하게 결속시킵니다.
여기 모인 72개의 작품은 저마다의 색채를 지닌 건축적 ‘실’이 되어 도시의 틈새를 밀도 있게 파고듭니다.
과거와 현재, 사람과 공간이 교차하며 빚어낸 이 촘촘한 직조(Weaving)의 결과물들은 개별 건축물의 성취를 넘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생동하는 내일의 도시를 제안할 것입니다.
비움에서 시작해 입체적인 채움으로 나아가는 이 여정은,
우리가 살아갈 도시를 가장 따뜻하고 단단하게 회복시키는 지속 가능한 기록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