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
죽음을 정화하는 수목원
본 설계에서는 영원한 기억으로 남는 죽음의 끝을 슬픔, 고통으로 남는 기억이 아닌 수목의 정화를 통한 아름다운 기억이자 삶의 마무리를 이룰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장묘시설은 혐오시설로 분류되어 우리와 한없이 멀어지고 있다. 왜일까? 우리는 삶과 죽음의 기로 그 사이에서 여정을 보낸다. 삶의 시작에서 그 끝은 죽음이란 것이 당연한 사실이다. 즉, 죽음은 삶의 마지막 도착지로서 인생의 여정을 마무리 하는 공간이다. 마지막 공간에서 유족과 조문객에겐 누군가의 죽음을 마주하는 공간이 되며, 고인에겐 죽음을 맞이하는 공간이 된다. 고인은 삶을 마친 그 순간 아픔없이 이별을 하게되고, 유족과 조문객은 죽음을 지켜본 순간부터 아물지 않는 아픔을 지니며 남은 여정을 이어가게 된다.
‘죽음’을 마주한 유족과 조문객은 언젠가 본인에게도 다가올 죽음을 두려움과 공포감으로 받아들이기도 하며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렇담 과연 두려움과 공포감을 정화하며 남은 삶의 여정을 끝마칠 순 없을까? 누군가의 죽음은 곧 미래 본인의 죽음을 떠올리며 과거의 삶을 돌아보고, 고인을 떠올리며 함께 했던 날들을 떠올리게 된다. 이때 고인과의 기억은 추억으로 남을 것인가? 슬픔으로 남을 것인가? 이는 고인을 어떻게 기리고, 어디서 보내고, 누구와 떠올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곧 화장장의 기억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수목장묘시설을 통해 삶과 죽음에서 추모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정화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본 설계작품은 앞선 내용을 다룬 삶과 죽음의 수목원이자 그 안에 포함된 화장터 프로젝트이다. 약 15년간 쓰레기매립장으로 이용되던 죽음의 땅을 삶을 제공하는 수목원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토대로 이를 인간으로 대입하여 삶과 죽음 그 사이 어딘가에서 이루어지는 인생의 여정을 해당 부지에 담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