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 Module
Neo Module
Phase 1: Institute
새로운 모듈 시스템 제안 및
매립지를 생태·에너지 순환 연구거점으로 재구성
오늘날 건축은 ‘완공’이라는 물리적 종결을 넘어, 끊임없이 해석되고 변형되는 시간적 실체로 바라보아야 한다. 특히 기후위기, 도시의 팽창, 자원의 고갈은 기존의 ‘소비적 건축’에서 벗어나, 회복과 순환을 전제로 한 건축을 요구한다.
프로젝트는 부산 생곡매립지를 대상으로 한 고층 복합 연구시설 설계이며,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매립지를 새로운 에너지와 생태가 복원되는 거점으로 전환하기 위한 건축적 해석이다. 매립 종료 이후에도 약 30년간 지속적으로 분출되는 메탄가스를 에너지로 전환하고, 이 에너지를 사용하는 에너지 자립형 연구 건축을 제안한다.
이 건축은 단순한 설비 집합체가 아니다. 해체되고, 이동하며, 재조립될 수 있는 Neo Module 시스템으로 구축된다.
기존의 단일 반복형 모듈을 넘어, 본 프로젝트는 회전·조합 가능한 Neo Module과 슬라이딩 벽체 시스템을 도입해 공간의 유기적 확장성을 확보하였다. 이 모듈은 라이노 그래스호퍼를 기반으로 다양한 공간 시나리오를 사전에 시뮬레이션하며, 실제 해체와 재사용을 고려한 조립식 트러스 구조로 구성되었다.
건물의 에너지원은 지하로부터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처리·정제하는 플랜트 시설에서 공급되며, 전체 시스템은 건축적 구조와 분리된 덕트 파이프 라인을 통해 동작한다. 아웃리거 커뮤니티 층을 통한 구조 보강과 함께 연구실, 실험동, 생태 체험관, 기숙사 등이 수직적으로 배치되어 하나의 복합 에너지·생태 연구소로 기능한다.
무엇보다 이 건축은 완공을 종착이 아닌 전환점으로 설정한다. 매립지라는 폐기와 가능성이 공존하는 이중적 부지에서 시작된 이 설계는, 모듈의 해체 이후 남극기지, 미래형 호텔, 우주 식민지 건축 등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 이는 단일 기능의 반복이 아닌, 모든 프로그램을 수용할 수 있는 확장형 모듈 건축의 새로운 전략이다.
‘완성’이 끝이 아닌 시작임을 증명하는 이 건축은, 건축의 시간성과 지속가능성을 담은 새로운 서사 구조의 실험이며, 환경과 공존하며 다시 쓰이는 건축의 미래를 위한 첫 장이다.